표절의 의도 여부
한인 건축가가 맨해탄의One World Trade Center가 자신의 디자인을 표절했다며 연방 법원에 One World Trade Center의 건축설계사와 시공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One World Trade Center는 9.11테러로 붕괴된 자리에 2014년에 완공된 뉴욕의 새로운 랜드마크이기에 더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이 소송을 제기한 애틀랜타 소재의 박지훈 건축가는 One World Trade Center의 디자인은 자신이 1999년에 석사학위 논문으로 제출한 작품을 표절한 것이라며 이는 명백한 저작권 침해에 해당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 법조계뿐만 아니라 건축업계에서도 이 소송에 지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많은 건축업 종사자들이 궁금해하시는 부분을 중심으로 미국의 건축물 저작권법에 대해 이야기 나눠 보겠습니다.
- 1. 건축물 저작권의 범위 미국의 건축물 저작권법은 1990년 이전과 이후로 나눌 수 있습니다. 미국 의회가 1990년에 건축물 저작권을 확실하게 보호하는 법률을 제정했기 때문입니다. 1990년 전에는 설계도면에 대한 저작권만 보호받을 수 있었습니다. 다시 말해서, 설계도면을 베끼지만 않는다면 다른 건축물과 유사한 디자인의 건물을 짓는 데 문제가 없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1990년 이후 건축물 저작권의 범위는 설계도면뿐만 아니라 눈에 보이는 모든 디자인 자체로 확대되었습니다.
- 2. 표절의 의도 여부 건축물 저작권 소송에서 원고는 피고가 고의성을 가지고 디자인을 표절했는지에 대한 여부는 증명할 필요가 없습니다. 다만, 피고가 원고의 작품에 얼만큼의 접근성을 가지고 있었는지, 그리고 피고의 작품과 원고의 작품이 얼마나 많이 비슷한지만 보이면 됩니다. One World Trade Center 케이스 경우, 원고는 피고 회사의 다수 임직원이 자신이 석사학위 작품을 제출했을 당시 해당 학교의 강사와 교수로 활동했었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만약 이 주장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원고에게는 굉장히 유리하게 작용할 것입니다.니다.
- 3. 표절의 기준 저작권이 침해당했는지 결정하기 위해 미국 법원이 적용하는 테스트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첫 번째 종류는 “Total Look and Feel” 테스트입니다. 이 테스트를 적용하는 법원에서는 일반 사람들 (Ordinary Observers) 이 봤을 때 논쟁이 되는 두 건축물의 전체적인 모습이 얼마나 비슷하게 느끼는가를 기준으로 삼습니다. 두 번째 종류는 “Filtration” 테스트입니다. 이 테스트를 적용하는 법원에서는 논쟁이 되는 두 건축물에서 창문과 문과 같은 부속부품들을 다 빼고 비교했을 때 얼마나 비슷한가를 기준으로 삼습니다.
4. 보상 금액 건축물 저작권 소송에서는 원고의 작품이 언제 저작권 등록이 됐는지 여부에 따라 법정손해배상금 (Statutory Damages)를 받을 수 있습니다. 법정손해배상금을 받기 위해서는 최소한 피고가 표절을 하기 전에 원고의 작품이 저작권 등록이 되어 있었어야 합니다. 이러한 조건이 성립된다면 원고는 자신이 피해받은 피해 금액을 일일이 산출할 필요 없이 법원에서 지정해주는 손해배상금을 받을 수 있게 됩니다. 현재 건축물 저작권 소송에서의 최대 법정손해배상금은 $15만 불입니다. 여기서 명심할 부분은 법정손해배상금은 저작권 침해당 산출이 된다는 점입니다. 다시 말해서, 한 건축물의 여러 부분이 표절됐다면 법정손해배상금액은 천문학적으로 늘어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또한, 때에 따라서는 법정손해배상금뿐만 아니라 소송에 들었던 법원 비용과 변호사비용까지도 보상받을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은 이유로 건축가들은 자신의 설계도면이나 디자인을 최대한 빨리 저작권 협회에 등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자신의 도면이나 디자인이 누군가에 의해 표절되었다고 여겨진다면 건축물 저작권 소송에 풍부한 경험이 있는 변호사에게 즉시 연락을 취해 조언을 받으시기를 권해드립니다.